어떤 무엇도 아닌 (Not Anything)

어떤 무엇도 아닌 (Not Anything)

정준일 EP '어떤 무엇도 아닌'

쨍한 여름날 밖에서 달릴 용기는 도무지 없어서
억지로 몸을 일으켜 지루한 런닝머신을 타던 날 이었습니다.
곡을 다 만들어놓고 그럴듯하게 앨범제목을 지어야 했는데
내가 하고 싶은 말들은 이미 노래가사안에 다 있어서
더 무언가를 말하는 게 사족처럼 느껴지는거에요.
'굳이 더 설명 할 필요가 있을까 이미 노래안에 다 써버렸는데.'

런닝머신이 15분을 넘어가면서부터는 그보다 더 재미없는 고민이 꼬리를 물었어요.
'그래서 그럼 나는 뭐가 되고 싶은 걸까?이 음악을 통해 뭘 이루고 싶은걸까?나는 이 앨범을 왜 만들었을까?나는 어떤 사람일까?'
와 같은 아주 진부하고 재미없는 존재론적인 고민까지 가면 이제 슬슬 지겨워져요.

명확한 답은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만
'나는 검은색과 하얀색 그 사이의 무언가가 되고싶다'
정도는 알겠더라고요.
그걸 '회색분자' 라고 한다죠.
어떤 경향성이나 목적이없는 그리고 뚜렷한 목소리를 내지않는 사람
이도 저도 아닌 그냥 그렇고 그런 평범한 사람
막연하게 꼬리를 물던 생각...

声明:本站不存储任何音频数据,站内歌曲来自搜索引擎,如有侵犯版权请及时联系我们,我们将在第一时间处理!